‘우리는 왜 살아가는가?’ ‘지금 이 삶은 나의 것인가?’
누구나 한 번쯤 가슴 깊이 품었던 이 질문에, 작가 김영하가 아주 담담하면서도 단호하게 답을 꺼내놓는다.
바로 *“단 한 번의 삶이기에, 더욱 내 삶을 살아야 한다”*는 것이다.
『단 한 번의 삶』은 소설가이자 수많은 에세이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었던 김영하 작가가, 6년 만에 펴낸 신작 산문집이다. 이번 책은 단순한 글 모음이 아니다. ‘죽음’이라는 현실적인 출발점에서부터, 삶의 방향, 기억, 성장, 독립, 후회, 자유, 사랑, 인간관계 등…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근원적인 주제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하고, 다듬어낸 깊은 사유의 기록이다.
당신의 삶은, 정말 ‘당신’의 것인가?
책의 시작은 어머니의 죽음이다.
장례식장에서,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현실적인 절차들과 감정의 파도를 마주한 작가는 말한다.
"내가 해낼 수 있을까, 감당할 수 있을까,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. 그냥 해야 했다."
이 장면은 독자들에게 거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. 우리가 삶에서 맞이하는 수많은 순간들이 꼭 준비된 상태에서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. 그러기에 중요한 건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그 상황을 통과하며 나를 마주하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건넨다.
책 전반을 흐르는 주제는 '주체적인 삶'이다. 남의 기대에 맞춰 살아온 시간, 사회가 요구한 성공의 기준, 부모가 심어준 무의식적인 삶의 틀 속에서 벗어나, 오직 *‘나 자신으로서 살아간다’*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, 때로는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김영하는 특유의 차분한 문체로 전한다.
특별할 것 없는 일상, 그러나 이토록 소중한
『단 한 번의 삶』에는 우리가 평소라면 흘려보냈을 소소한 일상들이 여럿 등장한다.
자전거를 타던 풍경, 동네 공원에서 마주친 노인의 모습, 독일 유학 시절의 가난한 기억들…
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, 그 안에 삶의 단면이, 감정의 진폭이 숨어 있다.
김영하는 그런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.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을 꺼내어 조용히 들여다보듯.
그의 문장은 조용히 속삭이듯 말하지만, 그 울림은 크다.
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자신 역시 ‘단 한 번의 삶’을 살고 있다는 명백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.
그 깨달음은 나를 더 정직하게, 더 자유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.
지금 이 삶, 이 순간을 살아가기 위해
『단 한 번의 삶』은 화려한 레토릭도, 극적인 반전도 없다.
그러나 우리가 바쁘게 지나쳐버렸던 '삶의 본질'을 조용히, 그러나 분명히 붙잡아준다.
김영하는 묻는다.
“그 삶이 진정 내 삶이었는지 되돌아본다면, 그리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, 조금씩 나를 회복해볼 수 있지 않을까?”
이 책은 그런 회복의 여정을 함께 걷는 동반자 같은 존재다.
지금 삶이 흔들리고 있다면,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겠다면, 한 번쯤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.
아주 작고 조용한 문장 하나가, 당신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할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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